난 잘 안물어본다.
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물어본다는,
심지어 광고로도 만들어진 여자들의 단골멘트-
'오빠, 나 오늘 뭐 달라진거 없어?'
듣자마자 여자인 나도 소름돋는 이 멘트는
누군가 남자친구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에 나왔겠지만
내가 남자라도 정말 곤란할 것 같다.
가끔 여자친구가 물을 때도 난감했던 적이 있으니까-
그래서 난 먼저 말하거나,
확 티가 나게 바꾼다.
그런데 오늘,
남자친구에게 나도 '단골멘트'를 날려보았다.
"여봉, 오늘 나 뭐 달라진거 없어?"
맞힐 것이라는 기대는 0.01%도 하지 않았다.
세심한 듯 세심하지 않은 남자친구인 걸 알고 있고
절대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이미 알고 있었다.
난 답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물어본 것 자체에 매우 흡족해 하고 있었다.
심지어 혼자 웃겨 죽을 뻔했지-
이런 멘트를 날리는 내가 너무 웃기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에 어쩔줄을 몰라했다.
(이상한데에서 빵 터질 때가 많은 나다)
그리고 바로 답을 말해주려고 타이핑을 치고 있는데
남자친구에게 카톡이 왔다.
.
.
.
"오늘? 매일 새롭지 자기는"
.
.
.
사귄지 676일째인 오늘,
또 반해버렸네 이런_
미친다 너란 남자